1. 대도시의 사랑법
영화는 눈치 보거나 계산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성소수자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에 실린 '재희'를 원자긍로 해 기대를 모았던 '대도시의 사랑법'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인지 촘촘한 서사와 가슴을 툭 건드리는 좋은 대사들로 똘똘 뭉친 작품입니다. 영화는 20살부터 33살까지 재희와 흥수가 함께한 13년의 세월을 깊고 진한 관계성을 보여줍니다. 유흥에 빠져 지내던 질풍노도의 시기 20,21살을 지나 군생활을 하는 흥수와 유학을 다녀온 뒤 취업 준비에 집중하던 23살, 사회 초년생이 된 27살 재희,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29살 흥수, 개성을 잃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29살의 재희 등 청춘의 시기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줍니다.
2. 줄거리
영화는 20살의 대학생 재희(김고은)와 흥수(노상현)가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재희(김고은)는 고등학교 시절을 프랑스에서 보낸 덕에 매우 자유분방하고 과감한 성격을 가졌고, 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인물입니다. 그로 인해 소문이 끊이지 않지만, 흥수는 그런 소문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학생입니다. 반면 흥수는 자신의 성 정체성인 동성애를 숨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흥수는 자신의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재희(김고은)에게 들켜버립니다. 흥수는 이 비밀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지만, 재희(김고은)는 이를 지켜주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점점 가까워진 두 사람은 자발적으로 소외된 존재들처럼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 월세와 안전 문제로 인해 동거를 시작하게 되면서 더욱 깊은 우정을 쌓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친구였지만, 점점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됩니다. 둘은 세상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로 함께 의기투합하며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3. 인물 설명
- 구재희(김고은): 영화의 여준인공으로 성격이 불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여린 마음을 가진 캐릭터 입니다. 작중 흥수의 나레이션에서 "대구에서 태어나 고교시절을 프랑스에서 보낸 재희는 사투리를 잊은 대신 술만 마시면 불어와 샹송을 나불댔다"라고 하지만 나중에 혼자서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해있을 때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의식적으로 표준어를 사용하는 것이며 술에 취하면 무의식중에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장흥수(노상현): 게이이며 클로짓(커밍아웃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이 까발려지는 데에 극도록 두려움을 느낍니다. 연인 수호와도 그 문제 때문에 결국 헤어졌습니다. 배우가 말하길 사랑이 질색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애정을 갈구하는 인물로, 오픈업 했을 때 상처받기 싫으니까 방어기제로 밀어내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유일하게 자신을 알아주는 재희하고만 교류하고 유대감을 쌓습니다. 외부인을 만날 때는 위축되어 있거나 마음을 닫는 경직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4. 원작과의 차이점
원작은 70쪽이 안되는 단편이라 주요 사건들 몇 개를 중심을 다소 함축적으로 표현했으나, 영화판 '대도시의 사랑법'은 서사가 다채로워졌습니다. 원작과 아예 다른 전개 방향으로 각색된 에피소드들도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두 사람의 성격 및 관계성, 감정선에 집중하느라 암시 정도로만 끝냈던 '성소수자 혐오', '순결하지 않은 여성을 향한 편협한 잣대' 등 사회적 편견에 대한 문제의식을 영화에선 좀 더 직접적으로 조명하고 확장했습니다. 데이트 폭력, 성소수자 혐오, 대학 내 성희롱과 성폭력 등 사회 속 편견들이 빚어낸 각종 문제들도 드러냈습니다. 재희(김고은)와 흥수(노상현)가 지지고 볶고,, 멀어지다가 다시 서로를 찾는 등 13년간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면서 외적, 내적으로 성장하는, 이로 말미암아 문제들을 마주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에 더욱 집중합니다.
5. 총평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이 좋았던 점은 퀴어 영화임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연출을 택한 것, 청춘의 성장기에 집중해 누구나 부담없이 공감하며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면, '성장 영화'라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재희(김고은)와 흥수(노상현)는 다른 듯하지만 참 닮았습니다. 다른 의미로 아웃사이더 기질을 갖고 있는 것과 의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점, 좋아하는 것도, 대화도 꽤 잘 통합니다. 무엇보다도 서로를 내 가족, (감정적)연인으로 여기는 점이 최고의 공통점입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본연의 모습이나 꿈을 잃어가는 상대를 볼 때마다 "진짜 네가 되라"는 충고와 격려를 보내기도 합니다. 결핍이 있는 두 친구가 만나 서로를 응원하고 성장시키는 아름다운 여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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